그것이 알고 싶다 1446회 부산 00용품점 살인사건
지난 6월 7일에 방영한 그것이 알고 싶다 1446회 '부산 00용품점 살인사건'에 대해 좀 더 상세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건은 부산 서구 충무동의 한 00용품점에서 여주인 47세 이정숙(가명)씨가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으로 2004년 2월 13일 밤 12시 이전에 벌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 현장은 고고고 나이트클럽이 있는 건물 2층에 있었는데, 2층으로 가는 철문은 열려 있었고 00용품점의 출입문은 닫혀 있었지만 잠겨있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가게 내부에도 불이 켜져 있었는데 당시 피해자는 상의가 위로 말려 올라간 상태로 있었고, 하의는 벗겨진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의 속옷이 사리진 상태였으며, 시신에는 얼굴과 목을 집중적으로 공격당한 흔적과 성기 등에서도 훼손한 자국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의 사인은 액사 즉, 목이 졸려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매장 내부의 소파가 넘어지는 등 사건 현장이 어질러져 있던 상황으로 보아 범인의 성폭행 시도와 피해자 이 씨의 꽤 격렬한 저항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범이 잡히지 않아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는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범행이 발생한 2004년 무렵에는 CCTV 설치율이 현저히 낮아 강력범죄가 판을 치던 시기였습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유영철, 정남규 등 연쇄 살인마 두 명이 활보하며 다니던 시기였고, 그 외 미제 강력사건들이 발생한 시기들을 보면 2000년 초, 중반에 집중되어 있을 정도로 치안이 불안한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유영철이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시 유영철은 경찰 사칭 후 00용품점 남성 주인을 살해한 전력이 있고, 특히 사건 당시 부산에 머물렀던 정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CCTV 등 당시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런 엽기적인 살해를 저지를 수 있는 범인은 비슷한 시기 부산에 있었던 유영철의 여죄가 아닌가 의심해 보는 것입니다.
영화 '암수살인'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이두홍(가명)도 이 사건에서 소환되는 주요 용의자 중 한 명인데, 이두홍은 유난히 큰 손을 가졌고, 한 때 어선을 탔으며, 평소 안경을 즐겨 썼다고 합니다. 또한 스스로 작성한 살인 리스트에서도 부산 00용품점 살인사건을 기록해 두는 등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그러나 허풍과 거짓이 심했던 이두홍이 진범인지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이두홍은 2018년 교도소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여 현재는 진범이라고 해도 응징할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합니다.
저는 이번 방송의 목적은 이 사건을 심층적으로 파헤쳐 분석하여 그간 용의 선상에 명확하게 오르지 않은 제3자의 얼굴을 밝히고자 한 방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의 전반 부에서는 유영철과 이두홍(가명)의 범행 가능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사건 현장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가 일치하지 않는 등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므로 이 두 명 이외의 인물이 실제 범인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이 사건의 단서를 꼼꼼하게 분석하여 늦었지만 진짜 범인의 얼굴을 찾아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이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 혹시 부적절한 광고 글로 처리될 우려가 있어 00용품점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목차
1. 피해자 이정숙 씨는 어떤 사람이었나?
- 그녀는 두 딸을 키우는 어머니이자, 혼자 힘으로 6년째 00용품 가게를 운영하던 사람으로서, - 이웃들은 그녀가 모두에게 당당하고 친절했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음 - 간혹 직업에 대한 편견에 부딪히는 적도 있긴 했겠지만, 두 딸이 있었기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던 사람이었음 - 사건 발생 약 6개월 전 남편과 성격 차이로 이혼을 했던 것으로 보임 |
2.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단서
- 부검 결과 사인은 액사로 판단되었고, 얼굴에 혈액이 몰려있는 현상인 '울혈' 상태였음 - 목에서는 손가락으로 눌린 듯한 자국과 손톱에 긁힌 듯한 상처도 발견되었음 - 범인이 강하게 힘을 준 탓에 갑상연골과 설골이 함께 골절될 정도로 치명적인 공격이 자행되었음 - 성기와 시신 내부에서도 손상이 확인되어 범행 목적이 성폭행이었을 것으로 판단하였는데, - 피해자의 옷이 벗겨졌고, 현장에 남성용 도구의 빈 껍데기가 발견되는 등 사건의 정황으로 볼 때, - 경찰은 강간 살인으로 확신한 것으로 보임. 또한 이 씨의 현금이 사라지지 않은 점을 봤을 때도 - 강도의 목적이라기 보다는 성을 목적으로 하는 성적 일탈이나 변태적 성향의 범죄로 보는 시각이 크다. |
3. 범인의 흔적, DNA 분석 결과
- 경찰은 성폭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피해자의 질 내용물을 검사했으나 정액 반응 없음 - 그러나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과 그가 사용한 랩에서는 유전자가 확인되었음 - 피해자와 범인이 몸싸움을 벌인 소파 곁의 흰색 방석에서 핏자국이 여러 방울 발견되었는데, - 이 핏자국은 혈액형 O형인 남성의 유전자로 확인되었음 - 또한, 용품을 감싸고 있던 랩에서 피해자와 한 남성의 유전자가 뒤섞인 채로 발견되었는데, - 당시 기술로는 랩에 묻어있던 범인의 유전자가 소량이라 정확한 분석이 어려웠지만, - 2015년 발전된 DNA 분석 기술 덕분에 방석의 핏자국과 랩에서 검출된 유전자가 동일인물임을 확인 |
4. 목격자들의 증언
- 사건 당일 밤 10시경, 같은 건물 지하에 있던 나이트클럽 관계자가 2층 창문에 있던 수상한 남자를 목격함 - 비슷한 시각부터 피해자 이 씨는 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하므로 이 무렵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 - 00용품점 있던 건물 앞에서 폐지를 줍던 할머니도 사건 발생 며칠 전부터 수상한 남자를 목격했다고 증언 - 이러한 목격담들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었지만, 당시에는 사건의 해결로까지 이어지지 못했던 아쉬움 - 얼굴에 피를 흘리던 남자가 편의점에 나타났다던 목격담도 존재하였는데, 경찰은 이 남자를 수소문했지만 - 남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알려짐 |
5. 주변 뱃사람들의 범행 가능성
- 현장 주변은 부산 영도의 남항과 접해 있어 늘 뱃사람들로 붐비던 충무동 부근이었음 - 충무동 상권의 주요 고객은 뱃사람들이었고, 이들의 휴식 시간인 '월명기'에 특히 사람이 붐볐음 - 그들은 주로 유흥주점 골목 등을 찾기도 하였는데 사건 현장과 멀지 않은 곳에 있음 - 당시 과학수사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했고, 월명기가 끝나면 대부분 배들이 바다로 돌아가 수사에 한계 존재 - 즉, 범인을 특정할 만한 결정적인 물적 증거를 찾기도 전에 용의자들이 흩어져 버리는 꼴 |
6. 단추와 안경알의 비밀
- 현장에서 발견된 단추와 안경알은 범인을 특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서 - 갈색 톤의 자개 재질로 보이는 단추에는 브랜드 명이 있었고, 이 무렵 이 단추가 사용된 옷은 - 파란색 정장풍의 셔츠인 것으로 확인되었음 - 안경알의 경우 30년 경력의 안경사의 소견으로는 당시 중년의 나이대를 가진 사람일 것으로 추정 - 특히 안경알 분석 결과 심각한 난시(난시 도수 60도, 일반인 평균의 12배), 40~50대 직장인 남성 가능성 |
7. DNA 분석 기술이 사건 해결?
- 최신 DNA 분석 기술은 범인의 몽타주를 훨씬 더 구체화할 수 있게 진화되고 있음 - 외국인 여부, 범인의 연령까지 추정 가능한데 오차가 플러스 마이너스 3세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 - 현재 증거만으로도 범인의 얼굴과 신원이 밝혀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음 |
부산 00용품점 살인 사건 방송 요약 결말
이 방송을 보면서 떠오른 범인의 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중년 사무직 남성 직장인의 상이었습니다. 평소 안경을 착용하면서 정장풍의 셔츠를 입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형상이 딱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뱃사람도 물론 용의 선상에서 아예 제외할 수는 없겠지만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뱃사람들의 행색과 용의자가 남긴 단서와는 좀 달라 보입니다.
수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안경알이었는데 난시가 심한 사람이면서, 범행 이후 주변 안경점에 들러 안경을 다시 맞춘 사람들의 명단을 집중적으로 탐문하여 수색해 봤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난시가 심한 사람이 안경알이 하나 없으면 답답해서 분명 다시 안경점을 찾았을 것이고, 안경알이 하나는 존재하기에 비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같은 도수로 하나만 맞췄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시 40~50대의 중년 남성이면서 난시가 심한 안경알 하나가 없었던 사람으로 특정해서 포위망을 좁혀 나갔다면, 또한 안경사가 안경 등을 제작할 때 손님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밖에 없으므로 얼굴에 상처가 나서 피가 난 흔적이 있었다든지 등등 여러 추가 정황이 포착될 가능성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사건 당일 얼굴에 피를 흘리던 남자가 목격된 편의점 위치 등 동선을 파악하여 도주 경로를 예상해서 주변 안경점들을 집중 탐문했다면 좀 더 범인의 윤곽을 찾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경찰도 이러한 수사를 했지만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사건이 너무 잔혹하다 보니 연쇄 살인마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를 만한 사람에게 포커스가 집중되어 있는 사이 우리 주변에서 평범한 척을 하며 변태적 성향을 가진, 잔혹한 성향을 가슴에 품고 있는,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는, 두 얼굴의 사나이를 놓치고 온 것은 아닌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방송 마지막에 현재 DNA 증거 만으로도 대략의 몽타주를 그릴 수 있다고 언급하길래 끝까지 몽타주가 나오길 기대하였으나 결국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대략적으로라도 몽타주가 공개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범인을 좀 더 압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향후 DNA 분석 기술로 범인을 검거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황망하고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고 이정숙 씨의 명복을 빌며, 현재는 어엿한 성인으로 살아가고 있을 유가족인 두 따님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알 요약] 1445회 12장의 유서와 남겨진 목소리 - 故 김은진 사망 사건의 진실 (0) | 2025.06.15 |
---|---|
[그알 요약] 1444회 거짓말의 블랙홀 - 경호업체 대표의 진실 - (2) | 2025.06.07 |
[바로 보는 그알 후기] 1442회 소년의 시간 - 사천 크리스마스 살인 미스터리 (2) | 2025.05.11 |
[바로보는 그알 요약] 1441회 "범죄도시는 있다 2 - 캄보디아 웬치의 내부자들" (0) | 2025.05.04 |
[그알 요약] 1432회 캄보디아의 범죄 소굴, 그리고 사라진 한국 청년들 (0) | 2025.04.28 |